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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컴퓨터와 월스트리트의 천재들트레이딩/잡담 2019. 8. 8. 16:46
2010년 10월의 글과 덧붙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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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쪽 사람들이랑 만나다보면 이런 종류의 얘기를 자주 듣는다
'조만간 슈퍼컴퓨터가 나와서 트레이더들 싹쓸이할거다'
그리고 이런 얘기도 많이 듣는다
'월스트리트에 똑똑한 수학자랑 물리학자랑 그런 애들이 얼마나 많은데
어떻게 걔들이랑 싸워서 이기겠어요'
'걔들은 우리가 시장이 안바뀐 걸로 착각하도록 자기들 레코드 기록도 끼워맞추죠'
마지막 이야기는 당연히 말도 안되는 얘기다
'시장이 안바뀐걸로 착각하도록 자기들 레코드기록도 끼워맞추는것' 은
정말로 신이 아니면 불가능한 얘기다
그리고 전세계 탑 헤지펀드들 기록을 볼때, 신이 낸 성적으로는 도저히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이상하게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들은 대개 그 '신'의 기록보다 높은 수익율을 원한다
내가 인공지능에 대해 뭘 아는 사람도 아니고
월스트리트의 수학자 물리학자나 MBA가진 애들이 뭘 배웠고 무슨 생각을 하고 뭘 연구하는지도 모른다
아마 나보다 많이 배웠고 나보다 많이 생각하고 나보다 많이 연구하지 싶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글쎄다 싶다
이런 상상을 한다
100년전의 리버모어가 지금 돌아오면 돈을 못 벌까?
지금 월스트리트에 있는 사람들이 돌아온 리버모어보다 돈을 잘 벌까?
기본적으로 나는 인공지능에 대해서 높은 기대치를 갖고 있지 않다
'슈퍼컴'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이런 상상을 한다
슈퍼컴이 과학연구를 하고 과학을 진보시키고
오류를 바로잡고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검증하고 새로운 이론과 관점을 제시하고
서로 비판하고 결함을 꼬집고..점점 이것이 가속화되어서 인간은
슈퍼컴이 전개해나가는 과학의 영역을 이해도 못하고..
슈퍼컴이 트레이더를 싹쓸이할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마땅히 위의 상상도 현실이 될거라고 생각해야 할거다
그런데 나는 그런일이 일어날 것 같지가 않다
명확한 근거는 없다
내가 잘 이해도 못하는 괴델정리니
창발성이니 하는 것들을 끌어다가 갖다 붙이고 싶지는 않다
내 생각으로는, 시장에 관한 견해는 일반론의 형태를 띄어야 하고
트레이딩은 데이터수집과 논리전개가 전부가 아니다.
그래서 나는 인공지능이 트레이딩을 쓸어버릴 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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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것이 예전에 적은 글인데, 요즘은 모르겠다.
그냥 모르겠다. 아무런 견해가 없다.
코딩작업을 많이 하면서, 내 스스로를 조각조각 분해하면서,
요즘에는 '내가 할수 있는건, 컴퓨터로도 전부 할 수 있다' 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런 이유는 내가 시스템 트레이딩을 하기 때문이다.
내 트레이딩에는 직감도 없고 재치도 없다.
나는 모델링을 하고, 그걸 바탕으로 코딩을 한다.
그래서 모든 것이 논리적이고 순서가 있다.
그러니 당연히 내가 하는 모든 것은 컴퓨터로도 전부 할 수 있다.
차이는.. 크게보자면
나는 작업을 연역적으로 하고, 컴퓨터는 아마도 귀납적으로 할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내 실제 작업은 앞으로도 뒤로도 둘다 한다. 크게 보자면, 말이다.
그래서 내가 하는 모든 것은 컴퓨터로 가능하지만,
컴퓨터가 내가 하는 모든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원리적으로는 가능하다. 현재 가능한지, 언제 가능해지는지는 모르겠다.
간단한 예를 들면.. 아인슈타인이 e=mc2를 생각했고
컴퓨터로 그게 표현가능하고 계산가능하지만,
컴퓨터가 e=mc2를 떠올리는 수준이 되는지는 모르겠다는 말이다.
다른 예를 들자면..원숭이가 타자기를 마음대로 무한히 쳐서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벌 이 나올 수 있을까?
나올수 있다. 원리적으로는 가능하다.
다른 종류의 트레이딩도 슈퍼컴에게 전부 가능한지의 여부는
결국 '인간의 정신은 계산가능한가?' 와 같은 질문이다.
그것도 나는 답을 모르고.. 이 정도 생각은 한다.
인간을 구성하는 원자가 별 다를것이 있는가?
유기물로 이루어져야만 가능한 기능이 있을까?
별 다를게 없고, 무기물로도 전부 가능할 것 같다.'트레이딩 >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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