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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이소룡을 좋아한다. 나에게 이소룡은 액션스타나 무술가라기보다 철학자이다.
세속적인 성공을 거둔 철학자. 나는 이런 사람들을 아주 좋아한다.
대개의 철학자들은 선생, 스승으로서 경제적인 필요를 충족한다.
강의와 책판매나 시주나 헌금이나.. 그런 방식으로 말이다.
부처와 오쇼는 선생으로서 생활을 영위했고 니체는 유산과 교수연금으로 생활을 유지했다.
대개 이런 식이다. 물론 이런 방식도 괜찮다.
그리고 이렇게 생활이 유지가 되기에, 특별히 다른 경제적인 활동을 할 이유가 없어서 안했을 것이다.
이상적인 철학자에게는 세속적인 성공이 자연스럽게 뒤따라온다.
위대한 철학자는 성공할 수 밖에 없다는게 내 생각이다.
성공하려고 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세속적인 활동을 한다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이소룡은 그런 활동을 한 철학자 중의 하나이다.
2.
출산 이후 집에서 부인과 아이를 보고 집안일을 하고, 연구는 생각나는걸 목록으로 정리만 해두고 있다.
요즘 이소룡 생각이 자주 난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고작 몇명 오지도 않는 이런 블로그에 내가 이소룡에 대해 적은들 아무런 현실적인 영향이 없고,
설령 내 블로그를 하루에 백만명이 찾아오더라도 아무런 영향이 없을거라는것도 안다.
부처의 이야기를 이제껏 수많은 사람들이 들었지만, 부처로 인해 깨달은 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아마 대부분의 깨달음을 얻은 자는, 부처든 다른 그 어떤 스승이 있든 없든 깨달음을 얻을 것이다.
스승은 그 문을 더 쉽게 열 수 있게 도와주는 정도의 역할도 아니고
그저 문이 있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로서의 역할만 있을 것이다.
3.
이소룡을 인터뷰한 영상이 몇 개 있다.
어쩌면 중국어로 된건 많을런가 모르겠다. 나는 이 인터뷰를 좋아한다.
좋아하는 구절들을 한글로 의역해서 적어뒀다.
내가 왜 이런일을 시간써가며 하는지는 여전히 모르겠지만, 어쨋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은 이런 무술책들을 봤을 것이다.
누가 당신의 멱살을 잡으면, 당신은 뭐를 하고 그 다음에 뭐를 하고 또 뭐를하고..
결국 하나의 일을 하기위해 수만가지를 하라고한다..
모든 동작은 빠르고 단순해야 한다. 최소한의 동작만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정형화되고 예상가능한 동작을 반복하는 것은 마른땅에서 헤엄치기이다.실제 싸움은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일정하지 않은 부서진 리듬으로 벌어진다.
그러므로 무술가는 예상할 수없고 대응만 해야한다.
싸움에 이기는 특별한 비법은 없다.모든 지식은 근본적으로 자기지식이다.(self-knowledge)
나는, 어떻게 때리라거나 어떻게 막으라거나.. 그런걸 가르치지 않는다.
그들의 분노나 결정.. 같은것을 그들의 몸으로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가르친다.
인간의 몸으로 싸움을 표현하는 예술을 가르치는 것이다.(맥퀸의 가라테는 당신이 가르쳐준건가?)
나는 가라테를 가르치지 않는다.
나는 style 을 믿지 않는다. 중국식 싸움이라든가 일본식 싸움이라든가.. 그런건 있을 수 없다.
팔이 3개고 다리가 4개라면 다른 싸움의 형태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팔이 2개고 다리가 2개다.나에게 무술이란 결국.. 나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느냐에 관한 것이다. 이건 아주 어렵다.
나는 마초적인 동작을 하고 감정에 휩쓸리고 눈이 멀어서 나 스스로 쿨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온갖 가짜들을 흉내낼 수 있고, 멋진 동작을 보여줄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에게 거짓말하지 않고 나를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좋은 무술가는 긴장하지 않고 준비한다.
무엇이 오든 준비되어있다.
상대가 expand 하면 나는 contract 한다. 상대가 contract 하면 나는 expand 한다.
내가 치는게 아니다. 저절로 쳐지는 것이다. (it hit all by itself)본능이 있고, control 이 있다.
본능쪽으로만 가면 당신은 과학적이지 않고, contol 로만 가면 당신은 기계다.
두가지를 조화롭게 결합해야 한다.
그래서 순수한 자연스러움도 아니고 순수한 부자연스러움도 아닌..
이상적인 것은, 부자연스러운 자연스러움 혹은 자연스러운 부자연스러움이다.'그외'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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