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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6월의 기록트레이딩/내 기록 2024. 6. 29. 10:08
1.
정확히 1년만에 고점을 갱신했다.
내 지난 1년이 어땠나? 떠올리려고하니 눈물이 난다.
트레이딩이 손실 중이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것도 안 좋은 일이지만 눈물날 정도는 아니었다.
이제 좀 나을까? 전보다는 낫겠지만 내 마음에 찰 만큼 좋을지는 모르겠다.
혹은 최소한 불행하다고 느끼지 않기는 할지도 모르겠다.
어제 퇴원을 해서 기분도 몸도 쳐져서 그런거 같기도 하다.
2.
간단한 수술을 받았다.
다음주에 결과를 봐야 간단한 걸로 끝나는건지, 아니면 뭐가 더 많아질지를 안다.
지금까지의 정보를 봐서는 아마도 간단한 걸로 끝나리라고 생각되는데,
남의 일이 아니라 안좋은 상상이 종종 찾아온다.
내 환자였으면 간단하게 얘기했을건데, 내 자신에게는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
그래도 1시간마다 시세 확인하는게 바보짓이라는걸 알듯이
이것도 바보짓이라는건 안다.
3.
외래로만 치료받았지 입원을 한 적은 처음이고
수액을 그렇게 주구장창 맞고 있었던 것도 처음이었다.
내 혈관이 잘 터지는걸 처음 알았다. 금식 3일은 별 느낌없었다. 배가 안고팠다.
의사로 10년 넘게 일하면서 맨날 팔에 뭐 꼽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살았는데
내가 그렇게되니 그런게 신경을 얼마나 거슬리게 하는지도 처음 알았다.
의사로 있을 때도 병원은 재미없지만, 환자로 있으니 더 끔찍하게 재미없다.
게임을 할까 싶기도 했는데 몇 달 안하다보니 다시 켜고 싶지도 않아서
책을 읽다가 연구를 하다가 전자기기 구경하다가
딸내미랑 전화하며 로블록스 하다가.. 해도 시간이 남는다.
이래서 안아파야 하는구나..
나는 누가보면 별 큰일될 것같지도 않은 환자인데,
정말 중환은 본인이 느끼는 감정이 어마어마하겠구나.. 같은 생각이 들었다.
4.
매번 뭔가 상심할 때가 오면,
돈을 잃는것과 생명을, 마음을 잃는것이 얼마나 비슷한지 새삼 느낀다.
돈은 생명과 비슷하다.
은재가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연락이 오고 사과를 하고 머리를 숙이고..
그럴때마다 은재의 미래가 점점 어두워지는 느낌이 들면서
돈을 많이 잃었을 때와 비슷한 마음이 된다.
수렁에 빠지는 느낌.
생각해보면, 은재의 미래가 어두워진다는건 사실이 아니다.
그건 내 기대 속 은재의 미래다. 내 기대가, 내 희망이 점점 깎여나가는 것일 뿐이다.
내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과대평가를 하고 있었던 것일 뿐이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한들 저렇게 생각한들, 마음은 점점 깎여간다.
5.
애플워치를 샀다.
이유는, 자동주문관리프로그램에 문제가 생기면 나에게 문자를 보내게 해놨는데
핸드폰을 매순간 가지고 다니지는 않으니 뒤늦게 볼 때가 있었고
드디어 터질 일이 터졌기 때문이다.
10분쯤 늦게 봤을까? 200만원이 날아갔다.
핸드폰을 노상 주머니에 넣고다니기는 도저히 싫어서 애플워치를 샀다.
사고보니 이래저래 편하게 쓸 일이 많아서 잘 샀다 싶다.
캘린더에 일정 적어놓는 것도 핸드폰 안꺼내고 입력할 수 있고
문자나 카톡도 상상 이상으로 음성인식이 잘 되고, 전화도 되고 노래도 틀 수 있고.. 편하다.
대학생때 잠깐 시계차다가 끼고 벗고 하기도 귀찮고 몸에 뭐 걸치는 것도 안좋아해서 치웠는데
솔로루프로 하니까 차고다닐만 하다.
잘 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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