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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5월의 기록
    트레이딩/내 기록 2021. 6. 1. 09:25

    1. 

    깊이를 주는것은 침잠이다. 홀로있음이다. 

    귀를 열어야할 때가 있고 닫아야할 때가 있다. 

    언제나 열려있는 귀는 언제나 닫혀있는 귀만큼 나쁘다.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내가 무언가를 만든건 언제나 홀로있을 때였다. 

    고독이 깊이를 주고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내 귀는 너무 오랫동안 열려있었다. 

     

    2. 

    양도소득세를 냈다. 

    세금을 낼때마다 도둑맞는 기분이 든다. 

    돈을 벌었으니 당연한 의무같기도 하지만, 직감은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어쨋거나 별 수 없는 일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을 슬퍼하지 말라. 

     

    3. 

    베타헤징을 연구해봤다.

    아무 의미없었다. 바이앤홀드가 아니라서 correlation이 애초에 없었다.

    그러니 헤지할것도 없다.  

     

    예전에 하던 조합과 클래식패턴의 연구를 하고있다. 

    다른 의미를 찾을 수 있을거 같다. 

    결과가 다를지는 잘 모르겠다. 

     

    이 연구가 끝나고나면 doji, marabozu, hammer/shooting star 같은 것들을 연구할 생각이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비대칭적인 접근을 할 수 밖에 없겠다만

    좋아하지 않는 곳으로 영역을 넓혀나가야 될 때인거 같다. 

     

    4.

    왕좌의 게임을 다 봤다. 

    내가 본 드라마중에 최고작인듯하다.  

     

    나는 영화나 드라마보다 소설과 만화를 선호한다.

    이유는, 허구가, 보다 정확히 말하면 상상력이, 현실을 뛰어넘을때가 있기 때문이다.

    현실보다 더 노골적으로 상황을, 의미를 가져다준다.

    트레이딩에서도 그렇다. 데이터보다 상상력이 더 중요할때가 많다. 

     

    암튼 재밌게 봤다. 마음에 드는 인물도 몇명 있었다.

    하지만 내 인생에 도움이 될건 없다.

    여흥이다. 그 이상의 무언가는 아니다.

    나는 이런 곳에서 의미를 찾는 사람이 아니다. 

     

    5.

    병원을 옮기기로 했다. 

    2년정도 여기 있었다. 좋은 곳이다. 아직 아쉬운 마음도 있다.  

     

    전에 같이 일했던 원장이 다른 병원을 열었고, 같이 일하자고 나를 불렀다.

    더 좋은 조건이고 내가 정말 귀찮아하는 당직이 없어서 옮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리고 이때까지 해보지 않은 새로운 일을 배울수 있다. 

    취향에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괜찮을거 같다. 

    나는 진지한 의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뭐하시는 분이예요?' 라는, 직업이 자아의 가장 큰 부분이라고 전제하는 

    현대사회에서 너무나 중요하게 여겨지는 그 질문에 

    나는, '의사예요' 라고 자부심을 가지고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 

    단 한순간도 내가 의사라는 것에 타인을 향한 자부심을 가지거나

    그게 내 자아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느낌을 받은적이 없다.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내가 뭐하는 사람이지?' 라는 의문이 잠시 든다. 

     

    물론 그 질문의 의미는 이해한다. 

    그래서 나는, '병원에서 일해요' 라고 말한다. 

    그러면 대개 사람들은, 후줄근하게 다니는 나를 보고는

    병원에서 일하는 사무직원쯤으로 생각한다. 

    그러면 그뿐이다. 중요하지 않다. 

     

    아무튼 나는 진지한 의사가 아니다. 

    진지한 트레이더인가? 잘 모르겠다. 

     

    6.

    조금 생기가 돈다.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나의 자아는 내 행위에서 이유를 찾으려고 하지만 

    아마도 우울증약의 용량을 올린게 가장 큰 이유일거 같다. 

    그리고 내가 연구를 다시 시작했다는게 작은 이유일테다. 

     

    우울해지면,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면, 의미를 찾기 시작한다. 

    인간은 의미만 있으면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고 뭐라도 견딜 수 있다. 

    현실적인 의미가 아니라 형이상학적인 의미. 

    당연히 찾을 수 없다. 원래 없는걸 찾을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도 굳이 찾으려면, 만들어내야 한다. 

    나는 그런 종류의 인간이 아니다. 

     

    20년동안 이 바보같은 고리에 한두번 묶인게 아닌데 

    이번에도 또 묶여있었다. 

    내가 찾을건 뜻이 아니라, 맛이다. 

    의미가 아니라 재미를 찾아야 한다. 

    다시 이 뻔한 결론으로 되돌아왔고, 이전보다 좀 생기가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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