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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3월의 기록트레이딩/내 기록 2019. 5. 28. 04:45
1.
이 블로그는 나에게 적는 이야기이지 누군가에게 말을 거는게 아닌데도
늘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듯이 글을 적어왔고
지난 수 개월간은 그 엇갈림 속에서 위화감이 점점 커져가고 있었다.
이것은 내 일기장의 한가지 변형이다.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은거라면 사람을 만나고 채팅방을 가고 카페에 가입하고 모임에 나가면 되는데
나는 전혀 그렇게하고 있지 않다.
아직 덜 쓸쓸하던가 아니면 소통하고 싶지 않은것이다.
내가 스스로에게 증명해보일 수 있는것 말고는 아무것도 믿을 수 없기에
다른 사람의 말이나 글을 봐도 와닿는 것은 소수였다.
나에게 와닿은 것은 내가 경험한 것뿐이지만
내가 걸을 수 없는 길을 너무나 많이 봐버린것 같다.
그리고 그 길들에 대한 질투가 나의 발걸음을 잡는다.2.
여자에게 고백하려면 차일 각오가 되어있어야 한다.
100% 성공할거라고 생각하고서도 고백할 수는 있겠다만..
거래도 실패할 각오가 되어있어야 시작할 수 있다.
트레이딩 자체도 마찬가지고.
그리고 거기에 수반되는 모든 짜증과 좌절과 분노까지도 받아들이는 것이
정당화될만큼 좋은게 있어야 한다.
내가 정말 원하던게 이건가? 라는 생각을 시작한 후로 줄곧 해오고 있다.
아직은 재밌다.3.
나는 작고 초라한 존재라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4년전에 공중보건의사로 발령받아 처음 시골생활을 시작하면서
보건소에 오던 어떤 동네 할아버지를 봤을때 신기한 느낌을 받은 것은
작은 세계에 살면서 의기양양한 모습이었다.뻐기는 것이 아니고 자랑하는 것이 아니고
의기양양한 모습.
작은 세계가 나쁜 세계는 아니다.
그 영감은 분명히 자기 생활을 자기가 책임지고 있었고
그 세계안에서 그는 큰 존재였다.
자기의 텃밭을 자기가 관리하고 경영할 수 있었고
그것으로 자기가 원하는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더 이상의 것을 그 할아버지는 원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혹 그것은 무지로 인함이라 말할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누가 세상의 모든 것을 안단 말인가?
그런 논리라면 언제나 게걸스럽지 않은 모든 것이 무지한 것이리라.
나는 그것이 꼴사나워 보인다는 생각을 일면 하면서도 멋있어 보였다.
아직 내 속에 사회에서 주입한 생각들이 많은가?
나는 아직도 개인이 아닌가? 나는 아직도 너무 많이 교육되었는가?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저 할아버지의 세계를 작다고 판단하는건가?
내가 원하던것도 저 생활의 한가지 변형이 아닌가?
남들이 계속 더 많이, 더 높이 를 외칠때
이정도면 됐지. 라고 하며 유유히 사는게 내가 원하던것 아닌가?트레이딩을 하면서 나는 너무나 무력하고 작은 존재라는걸 느낀다.
이런 느낌을 내가 원했던 것인가?
나는 점점 더 남들이 말하는 자신감이라는 것에서 멀어지고 있다.
작지만 현명할 수는 있다.
하지만 나는 아직 현명하지도 않다.4.
운명이 나에게 너무 가혹하지 않기를..
요즘 자주 암송하는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하지 않겠지만
내 연구는, 추세의 높이와 길이와 마찬가지로
저변동성이라고 불리는 시기의 길이와 높이도 지수함수와 멱함수의 중간쯤에 존재한다고 말한다.
너무 비싸서 파는 것과 너무 싸서 사는게 나에게 말이 안되는 이유는
어디까지 오를지 어디까지 내릴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변동성이 얼마나 오랫동안 낮은 상태로 유지될지도 알 수 없다.
이것은 마치 50%짜리 승률의 시스템이 연속 3번 실패했으니
다음은 1-(0.5)^3 의 확률로 승리할거야. 라는 소리같다.
말도 안된다.나는 equity curve trading도 마찬가지의 이유로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확신이란게 존재하지 않을때 처참한 결과를 막기위한 방편으로의 존재가치는 있다.
하지만 그 이상은 아니다.비싸서 팔고 싸서 사는 전략을 성공적으로 거래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아직 알 수 없다.
아마도 언젠가는 알 수 있겠지.. 라는 생각과
이걸 아는게 가능한가? 라는 생각이 계속 뒤바뀐다.
분명히 어느 시기에나 수익을 내는 사람은 있다.
몇 없기는 하지만 counter-trend 라는 이름으로 거래하는 헤지펀드들의
최근 2년간의 실적은 확실히 괜찮다.
내가 아직 모를 뿐이다.하지만 나는 내가 아는 것외에는 아무것도 믿을 수 없다.
내가 더 현명해지지 않는다면 혹은 더 현명해지지 못한다면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운명이 나에게 너무 가혹하지는 않기를..
신이 나에게 너무 큰 시련을 주지는 않기를..
저변동성 구간이 너무 오래 지속되지는 않기를..'트레이딩 > 내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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