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의 기록

반야심경 The Heart Sutra 국내도서 저자 : 오쇼(Rajneesh Chandra Mohan Jain),오쇼 라즈니쉬(Osho Bhagwan Shree Rajneesh) / 손민규(Swami Prem Yojan)역 출판 : (주)태일소담 2011.09.05 상세보기

즐겁게 읽은 책이다.

 

1.

정형외과 레지던트를 하고있는 친구가 이런 얘기를 했다.
'정형외과는 해부학에 대한 완벽한 지식 + common sense 다'
나는 이 말을 듣고 놀랐다. 나는 의학을 한번도 그런 식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아마 이 친구가 나보다 의학적으로 더 뛰어나고 더 깊이 생각해봤기 때문일 것이다.

 

2.

 

아이가 날마다 크는걸 느낀다. 잘먹고 잘 자고 잘 놀고.. 건강하다.
새벽에 2-3시간마다 깨서 와이프가 유축해놓은 모유를 먹이는데 피곤하다.
사촌동생이 '형, 진짜로 자기 새끼는 그렇게 이뻐죽어요?' 라던데, 나는 별로 그렇지 않다.
아이도 축복만은 아니다. 모든 일에는 좋은점과 나쁜점이 있으니.
머리 속으로나 입밖으로 '행복하다' '이쁘다' 같은 말을 달고 살지는 않는다.
결혼 후에도 몇번이고 느낀 일이지만, 어느순간 슬며시 웃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는 한다.
아이를 보면서 피곤함과 짜증과.. 그런 감정도 섞여있지만 자주 미소짓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아마도 내가 행복한가보다.

 

3.

내눈은 차이를 보기보다 공통점을 보는거 같다.
나는 니체와 붓다와 오쇼와 예수에게서 비슷한 점을 많이 느낀다.
나에게 그들의 차이는, 공통점에 비하면 참으로 의미없는 것이다.
아마 나의 이러한 점 때문에 나는 모든 시장을 같은 방식으로 거래하는 것이리라.
나에게 주식시장과 외환시장과 원자재와 농산물 시장은 정말 비슷한 점이 많아보인다.
물론 무슨 차이가 있는지를 조금은 느낀다.
하지만 공통점에 비하면 차이점은 정말 사소한 것이다.

 

4.

마지막으로 재밌게 읽은 이야기.

1)
인도에서는 불가촉천민계급이 사원에 들어가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다.
간디는 이런 풍습에 대항해 열심히 싸웠다. 그는 불가촉천민들이 사원에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했다.
어떤 사람이 크리슈나무르티에게 

'불가촉천민의 사원입장을 위해 투쟁한 간디의 노력에 대해 어찌 생각합니까?' 

라고 물었다.
크리슈나무르티 왈 

'신은 사원에 있지 않다'

 

2)
어떤 사람이 붓다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 

붓다는 침을 닦고는 '더 말할 것이 있는가?' 라고 물었다.
붓다의 제자들이 격분했다. 

'너무 심합니다. 저 자가 얼굴에 침을 뱉었는데 당신은 더 할말이 없느냐고만 물으신단 말입니까?'
붓다왈 

'침을 뱉는 것도 일종의 의사표현이다. 아마 그 사람은 너무 화가 나서 적당한 말을 찾을 수 없었나보다'

 

침을 뱉은 사람은 크게 놀랐다. 그는 밤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그는 붓다를 찾아가 무릎을 꿇었다.
'저를 용서해주십시오. 저는 한숨도 못잤습니다'
붓다왈 

'어리석도다! 왜 잠을 설쳤단 말인가? 나는 곤히 잘 잤다. 

 나는 상처받지 않았다. 보아라, 나의 얼굴은 전과 변함이 없다'
'저는 당신의 제자가 되려고 왔습니다. 하지만 먼저 저를 용서해주십시오'
붓다왈 

'이것은 터무니없다. 내가 어찌 그대를 용서할 수 있겠는가? 나는 그 일에 관심이 없다.
 나는 화가 나지도 않았다. 그런데 어찌 그대를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