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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의 기록트레이딩/내 기록 2020. 5. 1. 08:51
1.
연구가 한 챕터 끝났다고 생각하면
거의 언제나 하는 일이 있다.
내 블로그의 글을 처음부터 다 읽어보는것.
내 연구일지를 처음부터 다 훑어보는것.
그리고 배가본드를 처음부터 다 보는것.
언제나 얻을것이나 느낄 것이 있다.
2.
서버를 바꿨다.
자동화프로그램이 간당간당하게 돌아가는 2v4ram 을 썼는데
먹통이 되면서 주문을 하나 놓쳤고 200만원이 날아갔다.
월2만원 아낄려다가 200만원이 날아갔다.
다른 곳으로 옮기고 4v4ram 으로 바꿨다.
인프라 관련해서는 늘 이런 느낌이다.
데이터 벤더든 뭐든 싼데 알아보다가 결국은 다른데로 바꾸게 된다.
너무 싼건 별로인거 같다.
3.
traders.com 에서 s&c 잡지를 구독신청했다.
pdf파일이나 웹상에서는 전문적인 글을 집중해서 읽지 못해서, 잡지를 보내달라고 했다.
대강 슬쩍보니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별 주제 차이는 없는것 같다.
요즘 남의 글을 너무 안읽어서, 한달에 잡지 한권쯤 보는건 좋을것 같다.
남의 책을 본지도 너무 오래되서 아마존에서 트레이딩책을 좀 뒤적거렸다.
지금 연구하는걸 끝내고 주문해야겠다.
그리고 그 책들에서 얻을게 하나도 없으면.. 옵션공부를 해야할 것 같다.
4.
시스템트레이딩을 하려면 뭐가 중요하냐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대답할 주제가 안되지만은, 내 생각에 가장 중요한 자질은 남의 말을 안듣는 것이다.
무작정 안듣는건 아니다. 무작정 안듣는것도 무작정 듣는것도 위험하다.
둘중에 뭐가 더 나쁘냐고 하면, 나는 무작정 듣는게 더 나쁘다고 하겠다.
부인과 가끔 이런 타입의 대화를 한다.
'누가 그랬는데 뭐가 안좋다더라. 그건 피하자'
'왜 그 사람말을 들어야 되는데?'
'안좋다하는걸 굳이 할 필요는 없잖아'
이미 남의 말에 무게를 실어버렸다.
그리고 니체 말대로, 근거없이 믿는것을 근거로 반박하는건 불가능하다.
옆집 아저씨가 태풍이 온다고 일기예보에 나왔다고 말하면 듣는편이 좋다.
하지만 동네 어르신이, 조카가 선물옵션하다 자살했다고 하면 무시해야 한다.
그런 소리를 듣는건 집앞 편의점에서 로또1등 당첨됐다고 나도 사는것과 마찬가지로 바보짓이다.
내가 들어야하는건 트레이딩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그것 외에는 아무것도 들으면 안된다.
환자들도 대개 같은 오류를 범한다. 온갖 이상한 소리를 다 듣고 온다.
슈퍼마켓 아주머니, 건강원 아저씨, 교회 누구.. 광고..
그런 얘기는 들으면 안된다.
들을만한걸 듣고 안들을만한건 안들어야 한다.
그리고 믿음이 있어야 한다.
데이터 가지고 노는 사람한테 믿음이라는 단어가 좀 웃기기도 하지만, 정말로 중요하다.
많은 책들에서 자기가 만든 시스템에 대한 믿음을 얘기한다.
자기가 만든 시스템을 믿고 규칙을 지키라고.
물론 그것도 중요하지만, 더 넓은 의미에서의 믿음이 필요하다.
실력이 나아지면 돈을 벌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내가 시스템 트레이딩을 하다가 돈을 못 벌면,
시스템 트레이딩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문제라는 믿음.
내가 문제이기 때문에 내가 나아지면 돈을 벌것이라는 믿음.
이런 믿음 없이는 버틸 수 없다.
5.
돈을 벌면 왠지 아무것도 안하고 있어도 뭔가 한거같은 기분이 들어서 연구가 조금 게을러진다.
내가 계속 돈을 벌어서 현실적인 교환가치로서의 의미가 없어지면 어떨까?
나는 그때도 계속 열심히 연구를 할까?
돈이 아니라 기술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재밌다. 돈에 집중하면 재미가 없어진다.
돈 벌어서 좋겠다는 얘기를 듣는다.
재수없게 들리겠지만 정말 솔직한 내 심정은,
배가본드에서 무사시가 세이쥬로를 베고나서 하는 대사와 같다.
'조금 더 기쁠줄 알았는데'
돈 벌어서 기분 안좋다고 하면 미친놈이다. 어찌벌든 얼마를 벌든 기분이 좋다.
당연히 나도 기분이 좋다. 하지만 10년전에 상상하던 것만큼 기쁘지는 않다.
그리고 연구가 잘되서 성공적이었을때만큼 기쁜것도 아니다.
배가본드 중..
..
사로잡히지 마라. 싸움 하나가 끝났을 뿐이다.
한 사람을 베었다. 그것 뿐이다.
오직 기술을 갈고 닦는것. 이치에 맞게 몸을 쓰는 길을 추구하는것.
오직 기술만을 생각하라.
..
요시오카 세이쥬로를 쓰러뜨렸다.
조금 더 기쁠줄 알았는데.
..
6.
- 저글러, 땜장이, 놀이꾼, 디지털 세상을 설계하다
- 국내도서
- 저자 : 지미 소니(Jimmy Soni),로브 굿맨(Rob Goodman) / 양병찬역
- 출판 : 곰출판 2020.02.20
오랜만에 일반적인 책을 하나 봤다.
클로드 섀넌에 대한 전기같은 책이다.
이런 책을 볼때마다 느끼지만, 나는 정말로 의미없는 사실관계에 관심없다.
누가 몇살에 어디 살았고 누나가 몇명이고 아버지가 뭐하는 사람인지..
같은게 왜 필요한 정보인지 이해를 못 하겠다.
불필요한 정보의 나열은 귀찮다.
그리고 새삼, 나는 쥐꼽만큼 이론가이고 대부분 실무자라는걸 느꼈다.
나는 엔지니어다.
에드워드 소프의 책도 번역된게 있길래 주문했다. 재밌을거 같다.
- 나는 어떻게 시장을 이겼나
- 국내도서
- 저자 : 에드워드 O. 소프(Edward O. Thorp) / 김인정역
- 출판 : 이레미디어 2019.04.25
7.
이 챕터가 자주 생각났다. 옮겨놓자.
..
창조하는 자의 길에 대하여
..
혼자서, 자기 자신의 율법의 수호자와 판관과 함께 있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그럼으로써 하나의 별은 황량한 공간에, 그리고 고독의 얼음장 같은 숨결 속으로 던져지는 것이다.
..
그리고 언젠가 고독이 너를 지치게 할 것이다. 언젠가 너의 긍지는 고개를 숙이고 용기는 꺾이고 말 것이다.
그렇게 되면 너는 '나는 외롭다!'고 부르짖게 될 것이다.
때가 되면 너는 네 자신의 숭고함을 더 이상 보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네 자신의 비천함만은 너무나도 가까이에서 보게 될 것이다.
너의 고매함, 그것이 유령이라도 되듯 너를 두려움에 떨게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너는 '모든 것은 거짓이다!'라고 외치게 되리라.
..
그리고 너의 사랑이 일으키는 발작도 조심하라! 고독한 자는 그가 만나는 사람에게 너무 빨리 손을 내민다.
네가 함부로 손을 내밀어서는 안되는 그런 사람들이 허다하다.
내밀려면 앞발을 내밀라. 앞발에 발톱까지 있다면 좋으련만.
..
형제여, 너의 사랑과 함께 고독 속으로 물러서라. 그래야 비로소 정의가 절뚝거리며 네 뒤를 따를 것이니.
형제여, 내가 흘리는 눈물과 더불어 너의 고독 속으로 물러서라.
나는 자기 자신을 뛰어넘어 창조하려 하며 그때문에 파멸의 길을 가는 자를 사랑한다.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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