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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년 11월의 기록
    트레이딩/내 기록 2019. 11. 30. 17:10

    1.

     

    시즈널 트레이딩이 잘 풀렸다. 이전에 인터뷰나 책에서 메모해뒀던 것들을 정리해서

    이러면 말이 되겠네..하는 식으로 돌렸는데 됐다. 

    전혀 기대를 안했던거라 기분이 이상한데, 부정할 수 없을만큼 확실하게 된다.

     

    작은 몇가지 변형과 설정들이 있지만 기본 아이디어는..

    월요일이 계속 올랐으면 월요일은 산다.. 1월이 계속 내렸으면 1월에는 판다.. 끝.

    단순하게 하는게 머리로는 쉬워도 코딩하기는 번거롭다는걸 새삼 느꼈다.

    그냥 이렇게 하면 되잖아. 하는걸 컴퓨터가 알아먹게 하기가 정말 상상이상으로 성가셨다. 

     

    보통 많이 하는 식의, 크리스마스 시즌에 인덱스를 산다거나..같은건 시도하지 않았다.

    그러려면 펀더멘탈 정보를 알아야 하고 계속 시황을 업데이트 해야하는데,

    내가 그런 종류의 판단을 잘 할수 있을거라는 기대가 들지 않았다.

    결국 종목이나 섹션마다 차이를 두지않고 일괄적으로 내부데이터만 사용해서 만들었다. 

     

    5개를 만들었는데 2개는 기존의 시스템과 상관도가 낮은 0.2 정도고, 

    장기로 갈수록 추세추종과 상관도가 올라서 0.5까지 오른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소리지만,

    '어떤 종류의 시스템이든간에 보유기간이 길면 다 똑같아진다' 는 말은 정말 진리이다. 

     

    같이 돌릴만한 시스템을 몇년만에 발견했다. 

    의심스러운 부분을 테스트하고, 일반화시키면 된다.

     

    2.

     

    흔히 시스템 트레이딩에서 말하는 몇가지 전략들.. 

    추세추종, 역추세, 패턴인식, 스프레드, 시즈널, 알비트라지.. 등등.. 

     

    트레이딩을 시작할 무렵부터 아주 순진한 믿음이 있었다.

    각 카테고리마다 정말 심플한 기본타입이 있고

    그 기본타입은 내가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쉽고 

    실전에서 돌릴 수 있을만큼 충분히 수익성이 있을거라는 믿음.

     

    그런 믿음이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희미해져 가고 있었는데

    시즈널을 만들고 보니 패턴인식을 다시 시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드리프가 20년전의 컴퓨터로 만들었던걸 지금 내 노트북으로 못 만드는 이유는 

    복잡성이나 계산능력의 문제가 아니고, 아이디어의 문제다.  

    내가 잘못 접근했기 때문이다. 내가 만든건 죄다 추세와 상관도가 너무 높았다. 

    아주 심플한, 추세와 전혀 상관없는 패턴인식이 있을 것이다.

     

    3.

     

    전략을 완성하면 슬립피지를 얼마나 잘 버티나 테스트하는데 

    내가 빠르다고 해봐야 몇시간짜리 거래지 몇분짜리 거래는 아닌데도,

    빠른전략들은 정말 슬립피지에 민감하다. 

    이번의 시즈널도 몇시간짜리가 1틱이하의 슬립피지에서는 결과가 환상적인데 2틱을 넘어가면 아예 망한다.  

    이걸 슬립피지가 거의 없는 시장만 골라서 돌릴것인지 어쩔지는 생각을 좀 해봐야겠다.

     

    그래서 정말 빠른 전략을 돌리는 사람들을 보면 참 신기하다. 

    실력이 좋아서 작은 수익도 다 갉아먹는건가?

    내 몇시간짜리 거래들도 순익의 50%가 수수료/슬립피지로 나가던데,

    몇분 짜리는 어떻게 버티지? 몇초 짜리는?

    참 시장엔 돈버는 방법이 다양한거 같다.

     

    4.

     

    글꼴을 century gothic으로 바꿨다. 

     

    코딩할때 영어가 다닥다닥 붙어있는게 싫어서 verdana를 한동안 썼는데

    윈도우10에서는 영어폰트를 기본으로 쓰면 대개 한글이 이상해진다. 

    한동안 한글 적을 일이 거의 없어서 별로 못 느꼈는데 

    요즘 다시 한글을 많이 써서 눈이 피곤하다.

     

    myfonts.com에서 글꼴을 만개 이상은 본거 같다. 아 정말 글자는 아름답다.

    날마다 1시간씩은 글꼴 이것저것 쳐다보면서 한달을 보냈다. 

    맘에 드는 영어 글꼴을 100개쯤 써봤는데 거의 한글이 이상해서, 한글이 지원되는 d2coding을 썼다.

    모노스페이스 코딩용 언어를 쓰니 왠지 일하는 기계 같은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그리고는 2일 뒤에 century gothic으로 바꿨다. 

    일하는 기계같은 느낌이 좋았지만, 나는 기계가 아니었다. 

    기능적으로는 불만 없는데 눈이 피곤했다.

    왜인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century gothic은 한글이 일정하게 나온다. 

     

    통일성에 대한 강박이 있는 나에게,

    윈도우는 맑은고딕이고 엑셀은 arial이고 인터넷은 times roman, 멀티챠트는 courier..

    ..같은 설정은 너무너무 끔찍하다. 다 같아야 한다.

    죄다 century gothic으로 해버릴 수 있어서 다행이다.  

     

    5.

     

    명상원을 5번쯤 갔고, 그만다니기로 했다.

    내가 거기에 간건 '이 가게는 무슨 메뉴가 있나' 하는 정도의 호기심이 9할이었고,

    내 호기심은 충분히 채워졌다. 기대 밖의 것은 없었다.

    이미 지나온 징검다리를, 이미 올라온 사다리를 돌아보는 기분만 들었다.

     

    크리슈나의 말이 떠오른다. 

    '너는 어쩔 수 없는 것을 슬퍼해서는 안되느니라' 

    무엇이 어쩔 수 있는 것이고, 무엇이 어쩔 수 없는 것인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버리는 것, 불태우는 것이 아니라 이해가 필요하다.  

    감정이 어디에 쓸모가 있고 어디에 쓸모가 없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그러면 내가 골드를 왕창 매도하고 있고 미중협상이 결렬되서 금값이 오른들, 트럼프에게 화를 내지는 않을 것이다. 

    제시 리버모어의 말도 크리슈나의 말과 같다. 

    '시장이 하락한다고 화를 내는것은, 폐렴에 걸렸다고 폐에게 화를 내는것과 같다' 

     

    그곳을 가지 않으면서 한가지 아쉬운 점은,

    정신적인 것들에 대해 대화를 나눌 상대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나는 거기서 가면없이 모든 말을 솔직하게 했고,

    일반적으로 충분히 기분 나쁠만한 것도 거기 사람들은 받아들여 주었다. 

    그런 대화와 태도들이 조금 그립기도하고 아쉽기도 하지만,

    그것도 니체 말대로 '너는 아직도 밤이면 무덤가를 서성이며 구슬피 운다' 이다. 

    나는 나의 생활을 해야한다. 그것이 나의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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