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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의 기록트레이딩/내 기록 2019. 10. 1. 08:52
1.
지난달에 전략연구는 안하고 api 작업만 하니까 소소한 즐거움에 기분이 좋았다고 했는데
첫주 지나서부터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몇가지 문제점들을 처리하고 이런저런 잡다한 수정을 해야 했는데
의욕은 떨어지고 재미도 없었지만 꾸역꾸역 진행했다.
클라우드 서버를 사서 세팅하고 18일에 처음으로 돌렸다.
잘 돌아간다. 생각이상으로 잘 돌아간다. 2초에 한번씩 포지션과 주문 체크가 된다.
이제는 돈을 더 벌면 숏텀거래를 추가할 수 있다.
..근데 내가 돈을 더 벌수 있을까?
첫날 돌아가는걸 보고 꽤나 뿌듯했는데, 이틀지나서부터 아무 감상이 없다.
두달 넘게 작업했고.. 구글 검색을 얼마나 했고.. 책을 몇 번이나 뒤져봤고..
엑셀 시트와 코딩을 몇번이나 지우고 다시 적고 새로 만들고..
다 만들고 나니 2천줄 가까운 코딩이고..
그런데 이제는, 당연히 돌아가는거고 별일 아닌듯이 아무 생각이 없다.
2.
api작업을 꾸역꾸역하고 있을때는
마치면 바로 시즈널 연구를 다시 하려고 했는데 막상 끝내고나니 의욕이 바닥이다.
마침 9월이라 1년주기로 하던 연구데이터 갱신을 했고
슬립피지 1년 데이터도 확인했고, 포트폴리오 비중 조정도 했다.
데이터갱신을 전에 쓰던 esignal 말고 barchart에서 했는데
훨씬 간편하고 데이터도 괜찮다.
매해 갈수록 편한 방법을 하나씩 찾게 되고 작업은 더 간단해진다.
특히나 주문은 api 완성후에는 너무나 간단해져서
아침에 5분정도 확인하고 서버에 올려놓으면 하루일과가 끝난다.
그래서 이전보다 오히려 정신이 늘어져있을때가 많은데
생각해보면 내가 정신을 차리고 있는 것보다
정신줄 놓고 있는 지금이 작업의 오류는 훨씬 적다.
3.
돈을 잃을때가 됐다.
너무 많이 잃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아직 자신이 영 없어서, 돈을 많이 잃으면 이대로 망하는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드는 것도 싫고, 망하고 싶지도 않다. 트레이딩을 계속 하고 싶다.
api도 완성했고 서버도 돌리는데 지금 망하면 참 허무할 것 같다.
4.
열흘정도 꿈을 너무 많이 꿨다.
8월 마지막주부터 매일 잠들어서부터 아침까지 꿈을 꿨다.
꿈은 대부분.. 옛날의 단편적인 기억들이다. 꿈인데도 공상이 없고 다 사실이다.
어머니 아버지가 나빴던 기억으로서 자주 나온다.
외할아버지는 늘 나에게 좋은 느낌으로 나타난다.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학생때 애들.. 대학동기들.. 선생들..
그래 이런일도 있었지.. 하는 수준의, 혹은 이런일도 있었나? 하는 수준의 오만 자잘한 일들이 나타난다.
스토리가 있는 좀 긴 꿈일 때도 있고
예전에 찍어둔 사진의 앨범을 빨리 넘겨보듯이 짧고 빠른 꿈도 있고
아무튼 끝도 없이 이어진다.
예전에도 이런적이 두어번 있었다. 기분도 그때와 비슷하다.
내 안의 낡은 것들이 죽기전에 작별인사를 하는듯 하다.
5.
일본에 1년에 한번쯤 놀러가서 렌트카를 타고 여행을 한다.
일본에 갈때마다 놀라는건 운전. 운전이 정말 젠틀하다.
타던 차가 맛이 가서 처분하고 새차를 사기전에 스파크를 렌트해서 출퇴근하고 있다.
스파크를 좀 타다보니 내 운전이 젠틀해진다.
좋게 말하면 젠틀이고, 나쁘게 말하면.. 약하다.
가속이 안되기 때문에 추월을 하지 않게 되고
좀 밟으면 시끄럽고 차가 불안정하니까 저속운행 하게 되고
사고나면 쿠킹호일이 되는걸 알기에 안전운전 하게 된다.
신호는 더 칼같이 지키게 되고 깜빡이도 더 잘넣게 되고 양보를 잘 하게 된다.
일본의 높은 경차 비중이 운전매너와 관계있을 것 같다.
무능력에서 생기는 선함. 싸울 힘이 없어서 착해지기.
그런걸 날마다 느끼고 있다.
사슴은 착해서 사자를 괴롭히지 않는게 아니다.
사자가 사슴을 괴롭히지 않아야 착한 것이다.
동네친구가 괴롭힐 때, 때릴 힘도 없고 맞설 용기도 없어서 참고 있으면
착한것도 아니고 인내심이 있는것도 아니다.
무능한거다.
때릴줄도 알고 욕도 할줄 아는데 안해야 착한거다.
또 내 머리속의 니체
'나는 앞발에 발톱이 없다는 이유로 자신을 선하다고 믿는 사람들을 비웃는다'
6.
오쇼 책에서 내 마음에 들어왔던 구절들
a.
혁명적인 사람은 아무에게도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의 삶을 산다.
그는 이슬람 사원에 가지 않지만 이슬람교에 반대하지 않고
힌두교 사원에 가지 않지만 힌두교에 반대하지 않는다. 그는 다만 이렇게 말한다.
"
나는 관심이 없다. 그러니 나를 혼자 내버려 두라.
당신은 당신의 일을 하라. 내가 내 일을 하도록 내버려 두라.
내게 간섭하지 말라. 나도 당신을 간섭하지 않을 것이다.
"
b.
어떤 사람이 붓다를 모욕했다. 제자인 아난다가 말했다.
"
저는 화가 치밀었는데 당신은 묵묵히 침묵을 지키셨습니다.
당신께서 허락했다면 그를 꾸짖었을 것입니다.
"
붓다가 말했다.
"
처음에는 그 사람이 나를 놀라게 하더니, 이번에는 네가 나를 놀라게 하는구나.
그가 무슨 말을 했든 그것은 터무니없는 말이다. 그것은 우리와 아무 상관도 없다.
그러니 왜 화를 내겠느냐? 너는 격분한 기색이 완연하다. 이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잘못은 다른 사람이 했는데 왜 스스로를 벌하느냐? 지금 너는 네 자신을 벌하고 있다.
화를 낼 필요가 없다. 화는 불과 같다. 왜 스스로 자신의 영혼을 불태우느냐?
잘못은 다른 사람이 했는데 왜 네가 자신을 벌하느냐? 어리석은 짓을 그만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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